운전연수, 자기반성 연약한 일상

 지난 2주 사이, 남편의 도움을 받아 운전 연수를 했다.
 거의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았을 때는 차선을 밟을까봐, 내가 박을까봐, 남이 박을까봐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그래도 말도 하고 음악도 틀어 놓고 한 것에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다 하는(?) 운전, 내가 못할까봐?' 라는 치기가 한 몫을 했다. 그렇게 3시간 30분 정도를 운전하고 나서 그 날 완전 뻗어버렸다. 
 그저께 두 번째 연수를 했다. 급하게 결정된 '연수'이다 보니 시간이 늦었고, 비가 오는 것을 크게 고려하지 못하고 막 시작해버렸다. 눈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안경이 0.8 정도로 보이게끔 맞춰 놓은 탓일까. 차선도 안보이고 거리도 잘 가늠이 안 되는 듯 했다. 강화도에서 나온 밤에는 증상이 좀 더 심해졌는데, 그래도 나름 호기롭게(?) 무사하게 잘 운전해서 돌아왔다. 

 암튼, 두 번의 도로 연수를 하면서 남편에게 수없이 물었던 것은,
 "오빠, 뒤에서 보면 내가 운전하는게 이상해보일까?"
 "내가 방금 이상하게 운전한거야?"
 "나 가운데로 가고 있어?"
 "저 차가 지금 나한테 빵한거야? 아니면 저 뒤에서 빵한거야?"
 이었는데 마치, 삶을 대하는 나의 소심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정말 많이 생각한 건데,
 도로가 아무리 험하다, 험하다 그래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서로 배려해주며 운전하고 있고, 남의 배려에 고마워 할 줄 알며 운전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 날의 순간적인 느낌일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나친 두려움을 가지고 도로로 나선 것처럼 지나친 경계심을 가지고 인간관계에 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 좋은 사람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내가 너무 싸우자고 달려들며 산 건 아닌가... 싶다.








덧글

  • 먹보 2016/10/25 21:46 #

    운전은 정말 익숙해져야 되서 하고 나면 한 대 맞은 것처럼 힘들더라구요. 긴장이 되고 몸이 굳어지니 운전 가르쳐 주면 가족이나 부부는 싸운다는데 무사히 마쳤네요ㅎㅎ

    도로연수 해 보면 택시 기사들이나 어린이 안전운행이라는 유치원 버스도 운전을 엉망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 박구름 2016/10/26 15:52 #

    네 운전... 하고나니 정말 피곤했어요. 그리고 서로 가끔씩 고성이 오간 적도 있어요.
    왜 소리질러, 네가 먼저 소리 질렀잖아, 오빠가 먼저 소리 질렀잖아의 반복이었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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