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을 읽을 때다. 정확하게 기억나는 어떤 구절이 있는데 그 문단을 처음 읽으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 이게 소설이지.'
그 때의 나는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표현을 싫어했다. 호흡이 짧고 단번에 상황을 파악할 수 있으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즉각적으로 알고 싶다면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소설이란, 이야기 속에 빠져 주인공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가면서 그 안에서 내가 원하는 것 혹은 나의 빈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것을 <<파도가......>>에서 얻었다.
내 마음 속엔 그 '구절'만 남았고 김연수라는 작가는 잊혀졌다. 그 소설이 좋았지만 다른 소설을 더 찾아 읽지는 않았다. 그러다 최근 유시민 작가님의 <<글쓰기 특강>>을 읽다가 <<소설가의 일>>이 언급되어 한 번 읽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3일에 걸쳐 나눠 읽은 이 책은 3일 내내 나를 낯선 행복감에 젖게 만들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김연수 작가님의 생각은 '세상을 밝게 볼 수 있는 시각'이 멋진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의견이다. 소설가를 비롯한 예술가들이 세상의 어두운 면을 밝히고 내면의 컴컴함을 기반으로 작품을 만들어나갈 것 같지만 진정한 '예술'은 바닥같은 삶 속에서라도 희망과 빛을 발견할 수 있는 내면의 밝음이라는 작가의 생각에 마음이 놓이고 설레는 건 무엇 때문일까.
요즘은 어느 때보다 어둡고 무서운 일들이 세상 표면으로 잘 드러나는 세상이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불행하고 당연한 것이 당연한 시대이다. 그 울분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무언가를 볼 수 있도록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든든함이 느껴진다. 오늘도 내 안에서는 사회를 향한 고함이 존재했지만 그래도 그 안에 좋은 뭔가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 덕분에.
이런 긍적적인 세상의 해석 이외에도 다양한 표현으로 말했지만 '실천'을 강조한 것도 많이 와 닿는다.
요즘 서점에 가니 <<나는 생각이 왜 많지?>> 와 비슷한 책 제목이 많던데, 사실 생각이 많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무언가 하면 된다. 생각을 위한 생각은 망상이고, 망상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감각을 깨우면 된다. 소설가가 꿈이라면 구상하는 망상에 빠져 있지 말고 당장 글을 쓰기 시작해야 된다는 것이다. 마치 <<반응하지 않는 방법>>의 저자 스님이 하는 얘기와 비슷하다. 소설가는 새로운 내용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공들여 해야 하는 일은 문장을 쓰는 일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쓰여진 소설을 살펴보면 새로운 내용을 쓰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이야기를 현 시대, 미래 시대의 사람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게 쓰는 것은 현대의 소설가가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소설가는 문장에 공을 들여야 한다. -그 말에 80% 정도 공감한다. 요즘은 문장보다는 스토리에 공들인 책들이 잘 팔리는 것 같아서 ㅎㅎ - 공들인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스스로 머리에 든 것이 많아야 된다. 이건 또 유시민 작가가 하신 얘기와 상통한다.
글을 쓴다는 행위에 대해 여러 모로 생각할 수 있었다. 새로운 시각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까지 썼는데 지진이 느껴져서 이제 그만 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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