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 늘 있던 책임전가의 심리학 책.. 각종 감상


'미움받을 용기'에서는 '과거의 내가 나를 결정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과거의 나는 과거의 나일 뿐, 현재 내가 하는 결정이 나의 모든 현재를 결정한다'라고 하며 프로이트의 이론을 전면(?) 부정한다. 그 책에서 정말 고마웠던 문구가 있는데

'지금 여기에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면 과거도 미래도 보이지 않는다'

'미움받을 용기'를 2015년 7월 쯤에 읽고나서 더이상 심리학에 관련 된 책을 읽지 않았던 것 같다. 과거의 특히, 부모와의 애착관계에 따라 형성된 인격..이라는 건 심리학에 능통한 부모가 아닌이상 이상적으로 양육하는 것이 불가능한데도 이상적인 환경으로 컸어야한다며 대부분의 사람이 인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훨씬 더 예전에 읽었던 '위험한 관계학'이라는 책이 있다. 그 책은 현재 내가 겪고 있는 모든 문제는 부모와 나의 관계, 지금까지 내가 관계를 맺어왔던 모든 과정에서 파생되었다는 것이 요지다. 대부분의 심리학 책이 그럴 것이고 지금 이책,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너는 어울리며 상처받기 보다는 어울리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게 편하다는 걸 알거든. 맞서는 것 보다는 수용하고 피하는게 편하다는 걸 안거지. 그런 정보는 부모와의 잘못된 관계에서 만들어졌어. "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그런걸 알려주지는 않은 것 같은데?."
"너에게 매번 긍적적인 반응을 주지는 않았을거야. 너가 그분들에게 맞서면 피곤한 일이 생겼겠지. 기대에 부응할 때는 좋은 반응이, 기대에 어긋날 때 어쩌면, 너에게 부모가 정말 필요한 시기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전달된 적도 있겠지. 너에게 무언가를 강요한 것도, 너와 부당한 현실을 공유하고자 한 적도 있을거야. 너를 순수하게 사랑만 받는 아이로 기르지는 않았을거 아니야."
"음.. 뭐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나에게 피하지말고 도전하라고 말해준적도 있는 걸"
"그런 분위기에 쫓기듯이 도전한적은 없니? 도전의 결과에 실망을 안겨주지 않기 위해 억지스러운 생활을 한 적은 없어?"
"그렇게 말하면 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방구석에 처박혀서 맨날 책이나 읽고 있고있는 것도, 같은 일을 오래지속하지 못하고 사람과의 관계도 얕기만한 것도,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너무 깊이 관여하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도 모두 상처에 대한 방어기제라는 거다. 일부 사실이고 그럴 듯 하지만 나는 이런 논리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핑계를 대는 것 같아서. 지금의 내가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은 것을(사실 딱히 불만족하지는 않는다. 나는 지금 생활이 꽤 괜찮다.) 부모님의 잘못된 양육과 나를 외면한 친구들의 탓으로 돌리고 싶지는 않다. 그냥 내가 선택한 것이다. 분명히 기억나는데 부모님이 성적에 실망스러워했기 때문이 아니라 내 스스로 꾸역꾸역 이기고야 말겠다는 경쟁심으로 공부를 했었고, 친구들과 친해지면 귀찮은 일이 생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스로 그들을 멀리하며 지냈다. 일부 영향은 있었겠지만 결국은 내 결정이다. 그리고.. 내 결정이라고 믿어야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부모의 탓'으로 돌리는 심리학 책을 한참 읽던 시절,  부모님을 원망한 적이 있었다. '왜 이런 것도 모르고 자식을 길렀나'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안다. 엄마아빠는 그 상황에서 나에게 최선을 다 했다는 걸. 그리고 이런 책들을 비롯해서 아무도 엄마아빠를 비난할 수 없다. 그 분들의 인생안에서 내가 태어났고 20여년 동안 그 분들의 인생안에서 살았다. 부모님들은 이제 그분들만의 인생을 살거고, 그리고 이제 나는 성인이 되어 내 인생을 살 뿐이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우울한 요즘 책 제목에 공감되어 사버렸지만 또 당분간 심리학에 관련된 책은 읽지않을 것 같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왜 편하기는. 내가 혼자서 내맘대로 시간보내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