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다 연약한 일상


아직도 나는 학교가기 싫어했던 고등학생같은데 나는 대학도 졸업했고, 
예정에도 없던 대학원 석사도 땄고, 
몇년간 대기업의 부속이 되어보기도 했고 영업전선에도 있었고 
지금은 또 이렇게 원점으로 돌아온 것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이제는 누구도 예쁜 얼굴로 봐주지도 않고, 밥사준다고 만나자는 사람도 없다. 
뭐 예전에도 딱히 그런일이 많이 있지는 않았다. 헤헤.

지금의 나는..

주름과 피부의 건조함을 걱정하고 있고

내가 늙어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아직도 전혀 모르겠고

욕심은 많은데 이루어 놓은 것은 없고

가방속엔 늘 장바구니가 있고

친환경제품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따뜻하기만 하다면 스키니진 안에 두꺼운 스타킹을 과감히 신을 수 있다.
(옷 쇼핑도 이젠 내의 위주다..)

발이아파서 구두는 다 내다버렸고 운동화와 키낮은 부츠만 겨우 신고 다닌다. 
(11cm 킬힐들을 버릴 때 내 20대를 몽땅 갖다버리는 것 같았다.)

책은 이것저것 보는데 사실 왜 보는지는 모르겠고
(세계경제보다는 내 경제가 급한데..)

가끔 잘생긴 남자들을 보면 아직 두근거리기도 하고
(저 사람 눈엔 내가 그냥 아줌마처럼 보이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웃픈.. )

나이는 들었는데 아직 화는 잘 내는 걸 보니 나이를 잘 먹은 것 같지는 않고
(그래도 사람을 본격적으로 믿지 않기로 한 날보며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싶다.)


이렇게 또 한해가 가고, 나는 내년에 또 똑같은 소리를 하겠지.
그래. 이렇게 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