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화를 내봤자>, 엔도 슈사쿠 기분대로, 책읽음


 <침묵>은 엔도 슈사쿠의 대표작으로 어느 부분도 가벼운 것이 없다. 내용도 묵직하고 단어 하나, 한 줄의 문장까지도 꽉꽉 눌러담아 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것이 엔도 슈사쿠에 대한 나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의 다른 글에서 또 그 무게감을 느끼고 싶었다.
 <인생에 화를 내봤자>는 엔도 슈사쿠가 여러 잡지에 실었던 에세이, 칼럼 등을 모아서 출간한 책이다. 그러다보니 어떤 방향을 가진 책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저자의 생각이 자유롭게 모여 있는 책이다. 그래서 간간히 잡지를 보듯, 스마트 폰에서 가십거리를 보듯(?) 읽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기대했던 내용보다는 가볍고, 또 어떤 장에서는 지나치게 들떠있고, 어떤 부분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가부장적인 내용 때문에 불편하기도 했지만 '옛날 사람'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읽으면 읽을만 했다.

 나 역시 이분처럼 '무엇에든 감탄하는 버릇'이 있어서 사소한 일상에서 재미와 행복을 잘 찾는 편이다. 엔도 씨도 그랬던 것 같다. '행복을 만끽'할 줄 알고, 그 행복에 감사할 줄 안다. 내용은 조금씩 다 다른 에세이지만 그 에피소드 밑에 깔려있는 본질은 다 같았다.

 '행복인 이상 그 것은 만끽하는 게 좋다. 다만, 그 행복이 모든 사람, 모든 시대에 주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떻게 되겠지'하는 막연한 낙관과 '어떻게 하지'하는 비관이 교차되는 기분이었다.'

 사실, 공감에 관해 얘기하자면 책을 읽으면서 공감된 부분은 많이 없다. 노년의 옛날 사람(?)과 무려 엑스세대인 내가 사소한 일상의 행복에 대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은 것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은 '엔도 슈사쿠'의 팬에게만 재미있는 글일 수도 있겠다. 정말 이 사람에 대해 궁금해서, 이 분이 어떤 생각으로 사셨는지, 어떤 생활을 하셨는지가 궁금하다면 밋밋해보이는 이 분의 '신변잡기'스런 이 에세이가 정말 사랑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묵주알>, 나가이 다카시 기분대로, 책읽음



 원폭 피해자인 저자의 병상일기이다. 일기 형식의 글도 있고, 수필이나 편지 형식의 글도 있다. 다양한 형식의 글을 읽으면서 누차 들었던 생각은 '어떻게 이렇게 덤덤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다.
 진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티비에서 이런 내용을 본적이 있다. 
 '강아지를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은 자신이 상해를 입게 되어도 그 것을 불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딘가 불편하다면 불편한대로 그냥 사는 것이다.'
 왠지 인간 중심적인 설명일 것 같긴 하지만, 다리가 하나 없더라도 즐겁게 뛰어다니려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면 그럴듯 하기도 하다. 저자가 마치 그러하다. 병상에 누워 꼼짝도 못하면서 그가 하는 생각이나 말들은 냉정하고, 객관적이고, 이성적이다. 그리고 종교적 소재나 비 종교적 소재 모두에서 깊은 사상을 얘기하고 있다. 
 평생을 누워살아야 한다면, 그리고 그 '평생'마저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전쟁을 저주하고, 나라와 시대를 저주하기도 부족할텐데 그저 담담하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존감이 낮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저자의 자아가 더 강해진 느낌이다.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원폭 피해자가 어떤 생각으로 남은 삶을 살았을까?'를 중점으로 보았는데, 일주일에 걸쳐 조금씩 읽다보니 전쟁은 점점 희미해지고, 병상에서 더욱 강력해진 저자의 지혜와, 현명하게 생각하는 방법 등에 대해 배우고 있었다.
 종교적으로도, 비종교적으로도 앞으로 내가 마주할 '위기'와 '절망'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저자의 생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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